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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님의 '나는 야 세컨드 '

경오기 2010. 2. 19. 17:17

 

 

 나는야 세컨드 1

 

             김경미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 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 번째,

첫 번째가 아닌,

순수하고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이 아니라 늘 다음,인

언제나 나중인
 홍길동 같은 서자인
 변방인
 부적합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내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거기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 곳에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 듯

나는야

세상의 이거야 이거

세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