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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죽음의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경오기 2010. 5. 16. 01:01

 

(B.C 1900년 경 이집트 파피루스에 적힌 시로서 '삶에 지친 사람과 그의 영혼'과의 대화이다.

류시화 역음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중에서)

 

 

죽음의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병의 회복 같은

고통 뒤의 산책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몰약 향기 같은

바람 부는 날의

천막 아래 휴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연꽃 향기 같은

취기의 웃음 속 휴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비 온 뒤 걷는 길 같은

오래 전쟁 뒤의

집으로의 귀가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구름 낀 하늘이 개는 것처럼

알지 못하는 것에의 열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오랜 속박의 긴 해들을 지나

자신의 집으로 다시 본 기쁨 같은

 

모든 나쁜 것들을 잊고 행복에 대해 명상하라

침묵을 사랑하는 그 나라에

이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