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의 사례'
대상관계치료Object Relations Therapy (61~62)
Sheldon Cashdan 1988저
로이의 사례
로이는 땅딸막하게 생긴 흑인 소년으로 소아정신과 병동에 처음 입원했을 당시 아홉 살이 채 되지 않았었다.
로이를 돌보기로 지정된 아동관리사들은 아이가 분필, 크레용, 그 외에도 다른 먹을 수 없는 물건들을 계속 먹으려고 했다고 보고했다. (이식증)
로이는 무단결석과 사소한 방화를 저지른 경험이 있었고, 여러 양부모의 집을 들락거렸으며, 다루기 힘든 아이로 보고되었다. 도한 별 이유 없이 폭발적인 분노를 터뜨리고, 양부모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는다고 하였다. 로이가 입원하게 된 주 이유는 이식증(pica)이라는 정신과적 섭식장애 때문이었다.
로이의 임상기록은 아이가 생후 초기부터 부모의 돌봄을 거의 받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시간제 창녀였는데, 로이를 낳은 후 얼마 되지 않아 가족을 더났다. 그리고 아버지는 거의 아이 옆에 있지 않았던 만성 알코올 중독자였다. 따라서 아이는 일관성 있는 양육자와의 관계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이들 중에는 모성적 양육이라고 할 만한 어머니다운 양육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로이가 알았던 ‘엄마들’이란 로이의 생모가 떠난 후 아버지가 데리고 왔던 수많은 여자들뿐이었다. 그들 중 어머니 역할을 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어느 겨울날 굶주린 채 울면서 정신없이 두려워 떨고 있는 세 살 난 아들을 차가운 아파트에 가두어 놓고 그 아버지마저도 떠나버렷다.
아이의 애처로움 울음소리를 듣고 이웃 사람이 경찰을 부른 것은 그 후 3일이 채 못되어서였다. 경찰들이 아파트 문을 부수고 들어갔을 대, 그들은 부엌 한가운데 앉아서 바닥의 회반죽을 먹고 있는 로이를 발견하였다. 아이는 숟가락으로 벽의 회반죽가루들을 긁었던 것이 분명했다 또한 그 아이 옆에는 반쯤 먹어치운 쓰레기 한 봉지가 있었고, 온 사방에는 음식 부스러기들과 종이들이 널려 있었다.
경찰들과 사회사업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로이의 아버지, 어머니 어느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 로이는 주의 보호를 받게 되었으며 그 후 6년간 양부모들의 집을 전전하며 보냈다. 몇몇 헌신적인 양부모들의 돌봄에도 불구하고 로이는 매우 다루기 힘든 아이로 판명되었다.
로이의 미술치료 작품에서 나타난 감정은 부글부글 끊는 분노 뒤에 버려진 감정이 있었다. 어느날 치료사와 만나기로 한 날 치료사가 치료실에 들어갔을 때 로이는 손을 양옆으로 늘어뜨린 채 벽을 바라보면서 방 한 구석에 서 있었다. 로이는 분필을 하얀 가루로 만들어 그의 온 얼굴에 문질러 바른상태였다. 그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눈물이 분필을 씻고 내려간 자리에는 검은 피부가 드러나 있었다.
로이는 자기 부모가 왜 자기를 떠나야만 했는지에 대해 이해하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혼란스럽고 우울해졌다. 로이는 그이 뒤죽박죽된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애쓰던 결과 그것은 자신이 흑인이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있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백인이었고, 그 아이들의 부모는 여전히 그들 곁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