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계획을 하면서 거론된 몇 곳 중의 하나인 화천 용화산.
고향산천이라는 생각에 용화산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산을 아주 잘 타는 두 친구를 따라 나섰다.
용화산 화천 휴양림에 차를 세우고 단코스를 정하여 등산시작...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는 펜션과 캠프장이 눈길을 끈다.
계곡과 산 사이를 터 잡은 캠프장에는 한 부부가 양지바른 곳 휴식의자에 앉아 독서를 하며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
먹이 찾는 산다람쥐의 바쁜 몸놀림은 행인의 발자국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이 꽤나 허기진게다.
내리막도 없이 오르막만 있는 등산로를 따라 헉헉.... 대며 올라간다.
두 친구를 앞세워 놓으니 등산객도 없는 산에 덜렁 혼자 남은 꼴이 되어버렸다.
바스락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간격이 꽤나 벌어진 듯 하다.
예서 미아되면 전화라도 잘 터져야 할텐데 휴대전화 상태만 연신 확인한다.
거의 다왔을까? 하는 지점에 다다르니 이때부터가 진짜 고생이다.
능선 중간중간 턱 버티고 있는 바위들은 마치 저를 보고 겁을 내고 있는 나를 조롱하듯 한치의 양보도 없다.
몇 개의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어가니
다리 짧은 사람은 넘을 수 없는 애매한 바위가 내 속을 태운다.
후에 그 얘기를 들은 친구들은 '덤블링을 하지 그랬냐'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점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의지와 상관없이 무도하는 다리에 안간힘을 넣으며 용화산 정상 가까이 다다르니
멀리 도도하게 버티고 있는 칼바위의 위풍이 장관이다.
그렇게 용화산 정상에 오르니
다시 내려갈 일이 걱정이다.
온 김에 산녀가 되어 며칠 묵어 지내고 싶은 마음 간절...
곧 어둑해질 것에 대비하여 경사는 심하지만 짧은 코스로 하산을 시작했다.
어찌나 경사가 심하던지 발가락이 무지 아프다.
해의 기운은 점점 사그러 들어가고....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내려오니 어느 덧 황색의 대지만 있는 땅에 다다랐다.
마음의 준비 없이 만만하게 생각하고 따라나섰던 용화산행...
산행을 잘하는 두 친구들은 밋밋해서 재미없었으려나?
그래도 '나는 좋더라'
멀리 보이는 칼바위
파로호와 주변 마을들
정상에서 점심 먹으며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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