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백설공주의 미이라가 있는 지하로 통하는 녹슨 철제 계단...
매일 그 통로를 출입하는 한 사람 그녀를 지켜내려 했던 남자.
이 책은 프롤로그에 소개한 사건의 미로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다.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
폐쇄된 공간에서의 집단 역동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사랑, 시기, 질투, 거절당한 것에 대한 분노, 거짓
인간의 본성 중 파괴본능 프로이트가 말한 타나토스(죽음본능) 의 본능을 여실히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두 친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0년의 형을 마친 토비아스의 출소는
진실을 거짓의 어둠에 묻어 은페하려 했던 이 작은 마을 타우누스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 차단했던 빛의 두려움을 재생한다.
파괴본능 이면에 무섭게 달아 오르는 생존본능,
집단이 만들어 낸 희생자 토비아스가 짊어지고 있던 고통의 시간만큼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타우누스 마을의 집단 이기적 욕망은 양심적이고 순수하기를 갈망하는 이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10여전 전 살인사건에 의혹을 감지한 여형사 피아의 직관과 감성은 10년전 사건의 수사를 전면 검토하면서
마을의 의혹을 파헤친다.
스토리 자체가 탄력을 거듭하거나
지속적인 긴장감을 자극하지 않음으로 지루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추리나 미스터리 심리스릴을 자극한 소설들이 그러하듯
예측하지 못한 반전을 유도하지만
사건을 거침 없이 확대시켜 나갔던 것과는 달리 어처구니 없는 결말은 미스터리를 완화시킨다.
그러나 사고하는 인간에게만 가능한 기이한 능력
자신의 미약한 죄악을 덮기 위해 동물적 생존본능으로 필사적으로 도피하며 인간의 가면을 벗어버린다.
이에 반하여 순수한 영혼으로 살아가는 자폐청년 티스.
진실의 현장을 목격하고도 이 사실을 폭로하지 못하게 하는 거대한 힘, 사회가 인정하는 힘 앞에서 더욱 내폐적이 되고.
간간히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자기 세계에 가둬 뒀던 일들을 화폭에 스케치한다.
세상에 알리고 싶어 몸부림했던 티스의 그림으로 인해 추악한 욕망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난다.
탐욕의 독은 강한 번식력으로 악의 뿌리를 견고하게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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